33편 : 용을 죽인 영웅, 시구르드의 비극적인 전설
1. 전설의 시작 – 영웅의 탄생
시구르드는 북유럽 전설과 독일의 『니벨룽겐의 노래』에서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영웅이다. 그의 출생부터가 특별했으며, 왕족의 혈통을 지녔지만 부모를 일찍 잃고 대장장이 미미르에게 맡겨져 성장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과 용기를 보이며 장차 큰 인물이 될 것이라는 예언을 받는다. 시구르드는 미미르의 지도 아래 무기를 다루는 법과 지혜를 배우며 진정한 전사가 되어간다. 그의 운명은 단순히 한 국가의 영웅을 넘어서, 신화와 인간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로 설정되어 있다.

2. 파프니르를 쓰러뜨리다
시구르드의 가장 유명한 업적은 바로 **용 파프니르(Fafnir)**를 죽인 것이다. 파프니르는 원래 드워프였으나 탐욕으로 인해 용으로 변한 존재로, 막대한 보물을 지키고 있었다. 시구르드는 미미르의 조언을 받아 파프니르가 지나가는 길목을 파서 잠복한 뒤, 정확한 순간에 칼을 찔러 용을 쓰러뜨린다. 그리고 파프니르의 피를 뒤집어썼을 때, 그의 몸은 대부분 무적이 되지만, 등에 나뭇잎 하나가 붙어있어 단 하나의 약점이 남게 된다. 또한 용의 피를 맛본 시구르드는 동물의 말을 이해하는 능력을 얻는다.

3. 브륀힐트를 만나다
시구르드는 이후 불꽃의 벽 안에 잠든 발키리 **브륀힐트(Brynhild)**를 깨운다. 그녀는 신들의 벌을 받아 깊은 잠에 빠졌던 존재로, 시구르드에 의해 깨어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음모와 배신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다. 지그문트 왕국의 궁정에서 그는 마법의 음료로 기억을 잃고, 다른 여성과 결혼하게 된다. 그 사실을 알게 된 브륀힐트는 시구르드를 배신자라고 여겨 깊은 슬픔과 분노에 휩싸이고, 결국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시구르드와 브륀힐트의 사랑은 운명과 권력, 망각의 희생양이 되어 비극으로 치닫는다.

4. 배신과 죽음의 운명
결국 시구르드는 음모에 빠져 암살당하고 만다. 그의 약점인 등에 나뭇잎이 닿은 자리로 창이 꽂히면서, 전설적인 영웅의 생애는 비극적으로 끝이 난다. 그의 죽음은 단지 한 인물의 최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이후 니벨룽겐의 몰락, 복수의 연쇄, 신들과 인간 세계의 분열로 이어진다. 시구르드의 이야기는 고대 노르드의 가치관과 운명론, 인간의 욕망과 신의 의지를 복합적으로 담아낸 위대한 서사다. 그래서 그는 단순한 전사가 아닌, 신화적 상징으로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