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처럼 비친 나를 사랑한 남자, 나르키소스 이야기 (그리스 신화 감상)
안녕하세요^^
그리스 신화를 읽다 보면 인간의 욕망과 한계를 꽤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를 자주 만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나르키소스 이야기는 한 번쯤은 꼭 생각해보게 되는, 그런 특이한 감정을 담고 있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단순한 자기도취가 아닌, 그 안에 깔린 허무함과 슬픔이 참 묘하더라고요.

나르키소스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청년이었어요. 너무나도 잘생긴 나머지 많은 이들이 그를 사랑했지만,
그는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주지 않았습니다.
그 중에는 산의 요정 에코도 있었는데요, 그녀는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자신의 감정을 온전히 표현할 수 없었죠.
나르키소스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거절당한 뒤 결국 슬픔에 잠겨 바위에 스며들어 메아리가 되었다는 전설도 전해집니다.
이 부분은 정말 안타까웠어요. 에코의 입장에서 보면 너무 슬픈 사랑이잖아요.
그러던 어느 날, 나르키소스는 우연히 샘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게 되죠.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고 맙니다.
결국 그는 자신의 모습에 매료되어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스스로를 사랑한 끝에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 자리에 피어난 꽃이 바로 우리가 잘 아는 수선화라고 하죠.
저는 이 장면을 상상하며, '아름다움이라는 것이 정말 이렇게도 무섭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나르키소스 이야기는 단순히 자기 자신을 사랑하다 벌을 받는 이야기라고 보기엔, 훨씬 더 많은 걸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거나, 자기 자신에게만 몰두하게 될 때 겪게 되는 외로움과 고립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라고요.
이 이야기는 우리가 얼마나 균형 잡힌 시선으로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은근히 알려주는 것 같아요.
나르키소스는 그 누구보다도 사랑받았지만, 결국 가장 외로운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나르키소스 이야기를 감상하면서, 저는 '자기애'와 '자만심'의 차이를 고민해보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이 지나쳐 타인을 외면하거나 세상과 단절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경고처럼 느껴졌어요. 요즘처럼 외모와 이미지에 대한 관심이 많은 시대에 이 이야기를 다시 떠올리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아요.
나르키소스
13편 : 자신의 모습에 사로잡힌 소년, 나르키소스의 비극 - https://nari572.tistory.com/m/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