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의 등장
아가멤논은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중 가장 강력했던 미케네의 왕으로, 제우스의 후손이며 아트레우스 왕조의 일원이다. 그의 형제는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이며, 헬레네의 납치로 촉발된 트로이 전쟁의 주동 세력 중 하나였다. 그리스의 여러 도시국가들을 하나로 모아 트로이를 공격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아가멤논의 권위와 지도력 덕분이었다. 그는 그리스 연합군의 최고사령관으로, 전쟁 내내 전략과 외교를 이끈 중심 인물이었다.
2. 이피게네이아의 희생과 전쟁의 시작
트로이로 향하는 항해가 신들의 노여움으로 인해 멈춰섰을 때, 아가멤논은 자신의 딸 이피게네이아를 제물로 바쳐야 한다는 아르테미스의 계시를 받는다. 그는 고뇌 끝에 딸을 희생시키고, 바람은 다시 불기 시작한다. 이 사건은 그에게 영광과 동시에 저주를 안겨주었고,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아가멤논의 비극은 여기서부터 이미 예고된 것이었으며, 이는 후일 그의 몰락의 씨앗이 된다.
3. 트로이 전쟁과 지도자로서의 역할
전쟁 중 아가멤논은 아킬레우스와의 갈등으로 인해 내부 분열을 초래하기도 한다. 브리세이스라는 포로 여인을 둘러싼 다툼은 아킬레우스의 전쟁 불참으로 이어졌고, 이는 그리스군의 큰 위기를 불러왔다. 그러나 그는 결단력과 정치력으로 연합군을 유지하며 전쟁을 끝까지 이끌었다. 트로이가 함락되었을 때, 아가멤논은 승리의 영광을 안고 귀환하지만, 그 영광은 결코 그를 영원히 보호해주지 못한다.
4. 귀환과 최후, 비극의 완성
전쟁에서 승리한 아가멤논은 전리품으로 예언자 카산드라를 데려오고, 미케네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의 아내 클리타임네스트라는 딸의 죽음과 남편의 불륜에 분노하여, 그녀의 연인 아이기스토스와 함께 아가멤논을 목욕 중 살해한다. 그의 죽음은 고대 그리스 비극의 대표적인 주제로,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에서 상세히 묘사된다. 아가멤논은 역사와 신화의 경계를 넘어, 권력과 비극이 교차하는 인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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