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열된 천하를 통일한 사나이
진시황(秦始皇)은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인 **진(秦)**의 황제로, 기원전 221년 전국시대를 종식시키며 '황제'라는 칭호를 처음 사용한 인물이다. 그의 본명은 **영정(嬴政)**이며, 탁월한 정치적 감각과 냉혹한 결정력으로 여섯 개의 강대국을 차례로 정복하고 마침내 천하를 하나로 묶었다. 중앙집권제를 강화하고, 도량형·문자·화폐를 통일했으며, 법가사상을 기반으로 한 철저한 통제를 통해 혼란을 바로잡았다. 만리장성의 축조 역시 그의 지시로 본격화되었으며, 이는 북방 흉노족의 침입을 막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2. 불멸을 꿈꾸다 – 불로불사의 집착
진시황은 세상의 모든 것을 손에 넣었지만, 죽음의 공포 앞에서는 평범한 인간일 뿐이었다. 그는 생을 마감하는 것이 두려워 전국 각지의 방사(方士)들에게 명하여 불로초를 찾게 했다. 대표적인 인물인 **서복(徐福)**은 동쪽의 바다를 건너 ‘불사의 신약’을 구하러 떠났고, 이는 훗날 일본 신화와도 연결되는 전설로 남았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사의 비결은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황제는 죽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수은이 포함된 약을 복용하며 오히려 건강을 해쳤다. 그의 이러한 집착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신적 존재가 되고자 했던 욕망의 표현이었다.

3. 죽음조차 숨긴 황제의 그림자
기원전 210년, 진시황은 동순(東巡) 도중 병에 걸려 사망했다. 문제는 그의 죽음을 곧장 알릴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사(李斯)**와 환관 **조고(趙高)**는 혼란을 막기 위해 황제의 죽음을 은폐하고, 썩어가는 시신과 함께 수레에 생선 더미를 실어 악취를 감췄다고 전해진다. 이 비밀은 황제의 장자인 부소에게 왕위를 물려주려던 계획을 좌절시켰고, 결국 조고는 호해를 옹립해 조정을 장악했다. 이는 곧 진나라의 급격한 붕괴를 초래했고,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진 제국은 불과 15년 만에 멸망하고 만다.

4. 황제의 무덤과 사라지지 않은 권력의 상징
진시황의 무덤은 여전히 수수께끼로 가득하다. **병마용(兵馬俑)**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토우 군단이 그의 무덤을 지키고 있으며, 본묘는 아직까지 발굴되지 않은 상태다. 전설에 따르면 그의 무덤 내부에는 수은으로 된 강과 바다, 보석으로 장식된 별자리, 자동 석궁 장치까지 설치되어 있다고 전해진다. 이는 단지 무덤이 아니라 죽어서도 천하를 다스리고자 했던 황제의 야망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불멸은 그에게 허락되지 않았고, 오히려 그의 죽음 이후 펼쳐진 혼란은 절대 권력의 허무함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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