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메디아 제국의 마지막 왕
아스티아게스는 메디아 왕국의 마지막 왕으로, 기원전 6세기 중반을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는 메디아를 강력한 제국으로 이끌었던 키악사레스의 아들로, 부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습니다. 당시 메디아는 아시리아 제국의 멸망 이후 중동 지역에서 강력한 세력을 구축하고 있었고, 아스티아게스의 통치는 안정과 번영을 이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 겉보기의 평온함 뒤에는, 훗날 그를 몰락으로 이끌 예언이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2. 예언과 손자의 운명
아스티아게스는 어느 날 불길한 꿈을 꿉니다. 그의 딸 만다네가 아들을 낳아 메디아 왕국을 무너뜨릴 것이라는 예언이 내려진 것이죠. 이에 그는 딸을 페르시아 귀족에게 시집보내고, 손자가 태어나자 즉시 제거할 것을 명령합니다. 하지만 명령을 받은 하빈(개처럼 길러지라는 의미에서)을 통해 그 아이는 죽지 않고 살아남습니다. 이 아이가 바로 훗날 페르시아 제국을 창건한 키루스 대왕입니다. 아스티아게스는 결국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고, 이 선택이 그를 비극으로 몰고 가는 씨앗이 되었습니다.

3. 권력의 몰락과 키루스의 반란
시간이 흘러 키루스는 진실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정체성과 운명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페르시아의 지도자로 성장하여 아스티아게스에 대항하는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처음엔 메디아가 유리했으나, 점차 키루스의 지략과 전술이 빛을 발하면서 전세는 역전되었습니다. 특히 아스티아게스의 군대 내 반란과 배신이 치명적이었습니다. 마침내 키루스는 메디아를 정복하고 아스티아게스를 폐위시킵니다. 메디아 제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페르시아가 새로운 제국으로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4. 패배 이후의 삶과 역사적 평가
키루스는 아스티아게스를 죽이지 않고 비교적 평온한 삶을 허락했습니다. 그는 페르시아 궁정에서 여생을 보내며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아스티아게스를 '운명을 두려워한 왕'으로 평가합니다. 그는 권력과 안정만을 좇으며, 오히려 예언을 피하려다 그 예언을 실현하게 만든 아이러니한 인물입니다. 아스티아게스의 이야기는 고대 왕권과 운명, 그리고 세대 교체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오늘날까지도 많은 문헌과 역사서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역사와 신화 > 신화 속 왕과 통치자들의 비극적인 최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6편 : 영원을 꿈꾼 파라오, 람세스 2세의 신화와 진실 (2) | 2025.04.18 |
---|---|
5편 : 영원을 꿈꾼 황제, 진시황의 마지막 길 (0) | 2025.04.18 |
3편 : 신의 선택을 받은 왕, 사울의 비극적인 몰락 (0) | 2025.04.17 |
2편 : 전쟁의 신이자 패배한 황제, 치우천황의 전설 (8) | 2025.04.16 |
1편: 영원한 생명을 갈망한 왕, 길가메시 (2) | 2025.04.16 |